애니어워드 , 쿵푸팬더가 휩쓴 까닭은? 미디어탐구

애니어워드 , 쿵푸팬더가 휩쓴 까닭은?

올해 있었던 36회 애니 어워즈는 많은 이변을 남겼습니다. 무려 17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쿵푸팬더가 13개의 상을 가져가고 강력한 라이벌로 대두되었던 월-E는 단 한개 부문에서도 수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드림웍스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쿵푸팬더는 메인급인 작품상을 비롯해 캐릭터 애니메이션, 캐릭터 디자인, 연출, 음악, 각본 상 등 거의 모든 주요부문에서 상을 휩쓸어 갔습니다.

애니 어워즈는 너도 나도 상을 주고 받는 동네 학예회가 아니라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 협회에서 주최하는, 권위를 인정받는 시상식으로서 이번 결과는 해외 웹에서도 상당히 쇼킹한 결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이미 월-E는 많은 시상식에서 쿵푸팬더를 제치고 상을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아카데미의 각본상, 애니메이션 작품상, 주제가상등 여섯개 부문에 후보를 올린 것 이외에도 골든 골로브에서의 애니메이션 부문 수상을 비롯해 지금껏 후보에 오른 바 있는 15개의 시상식에서 19개의 트로피를 가져갔습니다. 게다가 영화 비평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는 2008년 한 해 나온 영화중에 가장 높은 점수를 받기도 했지요. 반면에 쿵푸팬더는 이번 애니 어워즈에서 수상이 처음이고 처음치고는 엄청나게 많이 받았습니다. 당연히 이번 결과는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팬더냐 로봇이냐, 드림웍스냐 디즈니냐)


물론 쿵푸팬더는 극히 세련되었고 잘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입니다. 20세기 후반 무협영화를 주름잡던 홍콩의 영화 제작사 쇼브라더스의 서사방식을 해체해 포스트 모던하게 재조립한 실력과 스타성우를 그대로 활용한 인상적인 캐릭터들은 주목할만한 점이었죠. 잭 블랙이 열연한 주인공 포는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쿵푸팬더는 곧장 시리즈화가 계획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미 애니메이션 최다 관객수를 갱신하며 명실공히 드림웍스 스튜디오의 위력을 확인시킨 바 있지요. 애니메이션의 관람층을 전세대로 확장시키려는 노력은 오히려 선두주자였던 디즈니보다 드림웍스에서 먼저 실현된 것입니다. 미끈한 스토리텔링과 화끈한 유머 그리고 스타 배우들 덕이지요. 그렇지만 이런 쿵푸팬더의 독창적인 특징과 대중성은 과거 그들의 최고 히트작이었던 슈렉에서 많이 빌려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동화의 원전성을 파괴하고 패러디와 풍자로 엮는 조합과 카메론 디아즈, 마이크 마이어스 등 슈퍼스타를 기용하는 전략, 군더더기를 쳐낸 깔끔한 서사 스타일은 이미 슈렉이 먼저 선보였고 성공했으며 쿵푸팬더는 여기서 직접적인 영향력을 수혜받고 있습니다.  이 세련된 영화가 작품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한 이유는 무의미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지극히 안정적인 방식을 추구하고 반복적인 형상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요. 대조적으로 월-E가 엄청난 호평을 받은 이유는 익숙한 서사방식을 소거하고 다이알로그를 제거하여 캐릭터의 표현 방식을 색다르게 만드는 등의 실험적이고 선구적인 요소에 근거하는 것입니다. 보통 웰메이드플레이(wellmade play)로 의지하는 기존 애니메이션의 관습 자체를 바꾸어 놓은 작품이 바로 월-E입니다.

(애니 어워즈 스폰서들)


이번 애니어워즈는 골드 스폰서인 드림웍스에게 상을 몰아주다시피하면서 여러가지 의혹을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몇 십년 간 최고 권위를 인정받아온 시상식에 갑작스레 무리한 의문을 던지기는 힘들 듯 합니다. 그래도 그간 관련 상을 독점하다시피 해온 월-E가 무시당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믿겨지지가 않습니다. 볼트는 또 어떻죠? 굵직하고 힘있는 이야기로 호평을 받은 이 애니메이션 또한 이 시상식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디즈니/픽사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드림웍스의 영향력이 이번 시상식에 개입되어 있다는 루머가 왜이리 힘있게 들리는 걸까요? 아무튼 이번 시상식의 결과로 향후 있을 아카데미 시상식의 선택이 어떤 애니메이션에게 돌아갈지 좀처럼 알 수 없게 되어버린 셈입니다. 아카데미의 애니메이션 작품상 후보로는 볼트,쿵푸팬더, 월-E 세개의 애니메이션이 후보로 올라와 있습니다.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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