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트위스트가 동물이 되면, 올리버와 친구들 디즈니 리뷰

올리버와 친구들 Oliver and Company (1988)


찰스 디킨즈의 <올리버 트위스트>에서 영감을 얻은 이 작품은 디즈니가 1961년 <101마리 달마시안> 이후로 다져온 인상주의적 작화기법이 절정에 이르른 작품입니다. 당시에는 돈을 아끼고자 개발해낸 방식이 이 영화에선 예술적으로 발전했죠. 작품의 배경묘사는 대단히 파격적입니다. 거친 선이 노출되고 검은 테두리가 드러나는 건 물론이고 심지어 배경속에 행인을 하나의 완성품처럼 포장해 놓았습니다. 주인공들이나 차를 제외하고 영화속에서는 그림처럼 그냥 고정된 캐릭터들도 많아요. 그 자체가 하나의 배경이라는 거죠. 원근감도 필요에 따라 왜곡시키기도 합니다. 색체도 매우 감각적이고요. 극 중에서 샤갈과 마티스의 농담이 나오는 것도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닐겁니다.

(작품 속 뉴욕)


그런 묘사방식과 더불어 복잡한 카메라 움직임과 빠른 이미지들의 전환은 꼭 뮤직비디오같고 당시 흐름을 타던 MTV식 영상 문법의 영향력을 강하게 받은 듯 보입니다. 영화는 시각적으로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죠. 이후로는 인어공주나 미녀와 야수같은 다시 기존의 선이 둥글고 잘 정돈된 작품들을 내놓았고(그게 그 영화들의 스타일에 어울렸기 때문에) 사실상 이런 거친 표현들은 이 작품을 끝으로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 한편으로는 꽤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애니메이션입니다. 사실 그래서 이 거친 미술 스타일과 잘 어울리기도 하고요.  빠르게 지나다니는 뉴욕의 찻길로 작은 동물들을 몰아넣어 극적 효과를 주거나 유아 납치, 담배, 폭력, 길거리 문화, 성적코드가 작품 곳곳에 얽혀있죠. 심지어 클라이막스의 액션씬은 지하철과 악당의 추돌사고로 끝나 보는 사람을 흥분시키면서도 적잖게 놀라게 합니다. 디즈니 영화치고는 꽤 과격하죠. 원작의 배경이었던 산업혁명기의 런던을 20세기의 뉴욕으로 옮기고, 19세기 도시의 하층민을 동물로 전환시키면서 영화는 여러가지 설정을 원작의 느낌을 재현하기 위해 어둡게 채색했고 어린이 관객들의 정서에는 그다지 맞지 않는 작품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물론 찰스 디킨스의 원작도 어린이가 읽기엔 통속적인 동시에(신문의 인기 연재소설이었습니다) 사회고발적인 성격이 강하긴 했지요.

확실히 90년대에 잘나갔던 디즈니 음악 영화들과는 많이 다른 느낌입니다. 음악도 반주는 간단하고 장르적으로 재즈, 즉흥 연주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주제가도 빌리조엘이 불렀어요. 몇가지 뉴욕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장면들은<환타지아 2000>의 랩소디 인 블루 에피소드가 생각나기도 해요. 이 작품의 영향을 안받았을 리 없지요.

(숨막히는(?) 롤러코스터 액션)


전체적인 줄거리는 올리버 트위스트의 변종입니다만 현대적인 느낌 때문인지 나름의 독창성이 강합니다. 그렇지만 현대의 사회문제를 고발하기보다는 흥미거리로 소모한다는 느낌도 듭니다. 극적인 느낌을 자주 제공하지만 아무래도 자극적인 설정의 도움이 크크고 이것은 그다지 좋은 스토리텔링 방식은 아닙니다. 영화는 갈 곳없는 새끼 고양이 올리버가 불법 대부업자 사익스에게 시달리는 거지 패긴의 강아지 무리와 어울리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그러다가 부잣집 소녀 제니에게 입양되고 편하게 살 기회와 하층민 강아지 친구들과의 우정사이에서 갈등하게 되지요. 이야기는 사채업자 사익스가 패긴의 빚대신 제니를 납치해 큰 몫을 챙길 계획을 세우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됩니다.

(개판)


캐릭터가 좋습니다. 꽤 많은 캐릭터들이 나오지만 각각 특징을 잘 살렸죠. 프란시스나 티토같은 캐릭터는 비중이 적지만 캐릭터를 잘 살린 농담들 덕분에 기억에 남습니다. 아인슈타인도 이름과 캐릭터를 대조시켜 성공한 케이스죠.(여담이지만 우리집 개이름이기도 해요) 아무래도 주인공급인 다져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그 캐릭터 자체는 좀 심심하고 썰렁한 편이지만 빌리조엘이 부르는 Why Should I Worry가 영화속에서 가장 인상깊었다는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베티 미들러가 함께 부르는 엔딩도 정말 흥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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