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유영진의 음악 세계

sm의 전속 작곡가 유영진. 가수로 출발해서 현재는 sm의 이사를 맡고 있다. 특별히 음악을 전공한 것은 아니고 mbc 무용단 출신이라는 특이한 이력과 친척으로 알려진 탤런트 유준상, sm에서 가끔 곡을 쓰는 기타리스트 Groovie K(김성수)와 함께 군대에서 백개 이상의 곡을 기타로 작곡해 제대 후 이수만에게 샘플을 보낸 것을 계기로 가수로 활동하게 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피아노는 독학으로 공부했다고 한다.
당시 이수만은 유학 경험 당시의 팝문화의 선구성에 감흥을 받아 가수들을 되도록 음악적인 면에서 부각시켰는데 현진영이나 유영진 모두 그에 해당된다. 유영진의 데뷔곡 '그대의 향기'는 상업적인 면에선 성공하지 못했지만 국내 R&B 의 대중화에 앞장선, 장르의 시조격인 곡이다. 비슷한 색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솔리드의 '이 밤의 끝을 잡고'보다 시기적으로도 앞선다. 한국 가요적인 멜로디에 무겁게 비트를 깔아 끈적하고 감기는 소울의 느낌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곡으로서, 특유의 높은 목소리와 곡의 무게감의 조화 그리고 보컬의 경이로움을 선보인 엄청난 애드립이 인상적이다. 후에 S.E.S의 데뷔 앨범에 랩을 넣은 채 리메이크해서 실어 성공에 대한 아쉬움을 달랬다.
데뷔곡 그대의 향기
가수로서 두장의 앨범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인 가운데 SM이 키운 첫번째 아이돌 그룹 H.O.T의 데뷔 이후에는 SM에서 전속 작곡가로 활동한다. 두번째 앨범의 자작곡 '너의 착각'과 더불어 작곡가 데뷔 직후에 곧잘 표절시비가 일었다. 흡사 장기가 사운드 콜라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인기있거나 새로운 팝의 특성들을 고루 빌려와 본인의 곡에 차용했는데 이 때문에 아직도 그에게 부정적인 인상이 남아있는 사람들이 많다.
H.O.T의 데뷔곡 '전사의 후예'는 현재 SMP라고 불리우는 SM 특유의 음악 가운데 가장 첫 지점에 있는 곡인데 갱스터 힙합의 색깔과 더불어 보통 그의 특징으로 알려진 사회비판, 메틀기타, 군무의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그의 음악을 장르적으로 분류하는 건 어쩌면 의미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워낙에 다양한 소스와 아이디어를 혼합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곡 하나에 갖가지 색을 다 담고 있는 '열맞춰'는 장르적으로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오히려 그의 음악들의 공통점은 특유의 감성적 가사와 자극적 멜로디, 퍼포먼스를 고려한 곡의 설계로 축소시키는게 맞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징은 그의 음악을 기반으로 했던 SM 소속 가수들의 특징으로 그대로 이어졌다. 그의 보컬의 특징적인 면이 소속 가수들에게 그대로 계승되었다.
그가 작곡한 H.O.T의 곡들이 철저하게 이미지를 중심으로 운용되었다면 음악적 장기가 크게 발휘된 쪽은 S.E.S와 신화라고 할 만하다. 특히 S.E.S의 데뷔곡인 'I'm Your Girl'은 철저한 계산을 통해 어디서 무엇이 시작되고 어떻게 감성을 이끌고 반전을 줄 것인지가 곡에 내재되어있는 작품으로, 정체가 불분명했던 남성 팬덤을 응집시키고(그때 인기 참 많았다) 여전히 유로팝 중심으로 돌아갔던 댄스 음악 시장에 뛰어난 멜로디와 함께 댄서블하고 힙합적인 리듬을 부각시킨 요소들을 결합시켜 내놓았다. 이런 아이디어는 S.E.S의 세번째 앨범에 수록되었던 그의 음악 인생 최고의 걸작 'Love'에서 더욱 구체화되었는데 이 시기를 분기로 그의 음악은 두 가지로 나뉘어 진 듯하다. 하나는 장르의 혼합을 실험하는 음악이고 다른 하나는 세련된 댄스음악 내지 느린 R&B라고 할 수 있다.
실험적인 면에서는 신화의 세번째 앨범에 수록된 'I Wanna Be'가 인상깊다. 유영진의 음악들을 리스트로 뽑다보면 흔히 비슷한 곡들의 라인이 이어지는데 이 I Wanna Be는 굉장히 모호한 입장에 서있다는 걸 알 수 있다. 후에 S.E.S의 마지막 앨범에 수록된 'Soul To Soul' 이나 신화의 'HIWAY'의 초기 아이디어에 가까운 곡인데 비트 전개도 곡이 진행되는 내내 수도 없이 바뀌고 분위기도 극적인 전환을 이루는, 어느정도 재즈의 즉흥성을 기반으로 하는 곡이다. 기존 댄스 음악의 형식적인 데서 벗어나려고 시도한 것은 인정할 만하지만 다소 난삽하게 들리는 것도 사실.
다른 대중적인 면에서 그는 이 시기를 시작으로 백스트리트 보이스와 엔싱크의 프로듀서인 맥스마틴 부류의 틴팝에 손대기 시작했다. 신화의 같은 앨범의 'Only One'이 대표적인데 이전에는 40초이상 끌었던 간주가 짧아지고 최대한 후렴구를 부각시켰으며 곡의 통일성은 강해졌다. 음반산업 호조와 더불어 최고의 명성을 달리던 시기도 이때 쯤이고 물흐르듯이 전개되다 극적인 음의 반전을 이루어 청자의 기대심리를 높이는 특유의 멜로디라인도 이 시기에서 정형화되었다. 흥미롭게도 이 시기부터 자신의 모든 곡의 MIX를 오로지 혼자만의 힘으로 했다고 하니 어쨌거나 그에게 있어 구십년대 말이 중요한 음악적 분기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리고 이런 음악적 변화는 동시에 sm의 아이돌 기획사로서의 이미지도 강화시켰다. 이수만의 존재와 홍종호의 뮤직비디오 그리고 유영진의 타이틀곡이라는 조합은 국내 아이돌 시장에 프로듀서의 브랜드 파워를 알린 첫번째 계기인 것은 아닐까.
이런 그의 작곡인생 1장을 마무리 짓는 곡으로 Fly to the sky의 데뷔 앨범에 수록된 'Fly to the sky'이 대표적이다.(가수 동명으로 곡 뽑아내는 것도 SM적 취향인가) 이 곡은 유영진의 대표적 멜로디 라인과 편곡 능력이 총집합된 곡으로 "아, 이거 유영진 곡이로구나"의 클리셰가 시작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비판을 함께 수반했는데 무리할 정도로 비슷한 멜로디를 비슷한 편곡으로 뽑아낸 것도 사실이다. <다음에 계속>




덧글
도리 2009/05/16 23:08 # 답글
다음이 궁금하군요 ... 이제 BoA차례인데...[...웃음.]
jun Boy 2009/05/17 01:15 #
세번 정도로 나누어서 쓸까 합니다.
Stella 2009/05/17 00:01 # 답글
항상 SM에서 그런 메탈틱한 그런 음악이 나오면 또인가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뭔가 분석(?)한듯한 글을 보니 또 새롭네요.
jun Boy 2009/05/17 14:39 #
저는 그것도 나름의 스타일(통용되든 아니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밀규니 2009/05/17 07:26 # 답글
전 플투스의 플투스랑 ses의 트왈라잇존이랑 에쵸티 5집의 time will tell?인가?이 세곡이 항상 한곡으로 뭉그러져서 들리곤했습니다;;;표절시비도 많았고 그의 가사를 증오하지만;;; 그래도 어찌되었던 유영진 곡을 좋아해요ㅎㅎ
jun Boy 2009/05/17 14:41 #
time will tell은 유영진 곡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스승이니 영향을 받았겠지요.
SDPotter 2009/05/17 10:31 # 답글
유영진씨의 얼굴을 영상을 통해 처음보았네요^^;초창기는 저도 어렸을때라 잘 몰랐는데 이렇게 정리해주시니 이해가 빠르네요!^^
jun Boy 2009/05/17 21:57 #
그대의 향기는 유영진씨 데뷔곡으로 이수만씨가 작사를 한 곡이기도 합니다.
샤방Savatage 2009/05/17 14:05 # 답글
유영진 스타일의 곡은 정말 언제 들어도 비슷비슷하고 귀에 쉽게 지나간다는게 특징인 것 같습니다.정말 "한국가요"의 특성을 대변하는 인물 중에 한명이니까요.
개인적으론 정말 싫어하는 작곡가중에 한명입니다 -_-;;;
jun Boy 2009/05/17 14:38 #
호불호가 많이 갈리지요.
새빨간 2009/05/18 10:27 # 답글
그대의 향기 너무 좋아해요~~ 유영진씨가 부른 원곡도 좋구~ 바다가 부른 SES 1집 수록곡도 좋고.올리신 동영상 속 유영진씨는 컨디션이 별로신가 봐요 ㅎㅎ 소리가 많이 답답한 느낌이 드네요 헐..
장기인 애드립도 많이 자제하신 것 같고.
한국 아이돌 1세대와 함께 청소년기를 보낸지라 포스팅 더욱 재밌게 봤어여.
그때는 유영진 특유의 난해하고 하드한 사운드의 '퍼포먼스 위주 음악'을 상당히 좋아했었는데요.
나중에사 그의 표절에 관해 알게 된 후로는 관심이 급감소하게 되더라구요.
뭐 어떤 뮤지션이던지 간에 표절에서는 자유로울 수가 없겠습니다만. 그 유명한 천재 모차르트도 역시 표절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으니까요. 어쩌면 음악적 이론이 모자라 감으로만 음악하시는 분들의 한계 아닌 한계랄까요.
그렇지만 거기서 벗어나고자 본인 스스로도 부단히 노력하셨을 겁니다. 나중에는 믹싱엔지니어의 영역까지 책임질 정도였다니. 그리고 꽤 긴 시간동안 대중음악의 메인 스트림을 이끌었다는 게 그 방증이겠구요.
덧글 쓰다 보니 무슨 소리하는 건 줄 모르겠네요 ㅋㅋㅋ
어쨌든 잘 보고 갑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