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즈 시리즈의 주제는 나날이 발전해왔습니다. 짓고 구입하고 살아간다는 심즈 1편의 주제는 시간과 세대의 개념을 다룬 2편으로 흡수되었고 이런 주제는 다시 3편으로 이어졌습니다. 3편은 이제 하나의 공동체, 하나의 마을을 자유롭게 다룹니다. 유저는 게임의 시작, 하나의 가족을 선택한 다음, 하나의 마을 전체를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종하는 유저뿐만 아니라 마을의 다른 심들도 각자의 삶이 있습니다. 물론 플레이하는 가족은 바꿀 수 있고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흘러갑니다.(아예 시간을 꺼둘 수도 있습니다.)

이런 발전은 이미 예전부터 심시리즈의 제작사였던 맥시스가 고안해오던 개념이었습니다.(3번째 편은 EA 내 다른 곳에서 만들었습니다) 도시를 하나의 단위로 다루던 '심시티'와 인간 단위를 나누던 '심즈' 사이에 놓일 예정이었던 게임 '심빌리지'는 기술과 컨셉의 문제로 취소되었지만 시간이 흘러 이렇게 심즈3로 새롭게 거듭난 것이죠. 집 밖의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로딩을 감수해야 했던 심즈2와는 다르게 심즈3는 처음부터 마을 전체를 로딩시킨 다음 유저가 쾌적하게 외부 환경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제 레스토랑에 가기위해 수십초에서 수분까지 걸리던 로딩시간을 견디지 않아도 됩니다. 그럼에도 컴퓨터 요구사양은 심즈2보다 그렇게 까다롭지 않습니다.

물론 아직 심즈들의 야외할동이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외부 건물로 접근하기는 쉽지만 여전히 그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은 알 수 없죠. 유저는 심즈들이 직장에 가거나 공공 시설에 들어가는 것까지는 볼 수 있지만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는 볼 수 없습니다. 건물들 중 많은 거들이 장식용인 셈입니다. 대신 어떻게 행동할 지 명령은 세부적으로 내릴 수 있게 되었죠. 과거에는 그저 직장에 가서 돈을 버는 개념이었다면 심3는 직장에서 어떤 식으로 일할 것인지 세부적으로 결정함에 따라 다양한 추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설계 되었습니다.

여러가지 세부화된 디테일이 등장했는데 성격을 복잡하게 결정할 수 있게 된 것도 주요한 특징입니다. 과거에는 게이지로 결정되는 캐릭터의 성격이 이제는 5가지 다른 특성을 고르는 것으로 대체되었습니다. 미치광이,사악함, 천재, 행운아,거만함, 선량함 등 수십가지 성격중 골라진 5개의 특성이 하나의 심즈와 결합할 수 있고 이런 특성에 따라 행동과 상호작용이 한층 더 복잡해졌습니다. 과거 심즈 시리즈에서는 '대화하기'만 누르면 관계지수가 마구 올라갔지만 심즈3에서는 똑같은 대화를 심즈들이 지루해할 뿐더러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대화방식을 골라주는 작업도 필요합니다. 또 특정 성격은 어떤 행동을 유발시키는데 적합하다거나 혹은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심즈 내부의 퀘스트 개념이자 전작에서 중요한 특징으로 있었던 '야망'은 '바람과 기회'로 대체되었고 심즈들은 특정한 행동을 함으로써 바람을 채우고 기분을 좋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한편 전작에서 성장에 중요한 개념으로 작동했던 '기억'개념은 사라졌고 대신 관계가 명확해졌습니다. 이혼시 '전남편', '전처'가 표시되고 이복형제등의 세부 관계가 표시됩니다. 심즈들이 훌륭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특정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하고 만족할 만한 성장이 이루어졌을 때는 성장의 단계마다 새로운 특성을 고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년에서 노년으로 가던 전작과 달리 중년의 개념도 도입되었습니다.

난이도가 약간씩 조절된 것으로 보이는데 물건들의 가격이 상승하고 임금은 다소 낮아졌으며 기술을 올리는 것도 약간의 인내를 필요로 합니다. 과거에는 책장만 사면 여러가지 기술들을 올릴 수 있었지만 심즈3에서는 직접 책을 사다 공부를 하거나 다른 심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기술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슈퍼마켓에서 여러 가지 음식 재료를 사다 요리를 하는 것도 가능하며 낚시와 원예도 가능합니다. 마을 곳곳에는 보석이나 씨앗같은 것들이 떨어져 있어서 이를 채집하는 것도 게임 내의 중요한 재미 중 한가지가 될 것입니다. 직업적인 면도 세분화되어서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나뉩니다. 출근하지 않고 전문 작가로 인세를 받으며 살 수도 있습니다. 물론 현실보다는 훨씬 쉽고 공평하지요. 여전히 심즈에서 돈 못벌어 굶어죽기는 너무도 어려운 일입니다. 한편 유령들은 이제 어느 조건을 만족하면 조종도 가능합니다.

심즈를 만드는 과정도 약간 더 디테일이 가미되었습니다. 심즈들의 체형은 이전처럼 단계로 구분되는게 아니라 바를 조절함으로써 매우 연속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곡선을 적절히 활용해 심즈2보다 보금 더 현실적인 질감을 얻는데도 성공한 듯 보입니다. 다만 이 과정 속에서 캐릭터들에게 무언가 실제적인 결여감-언캐니 효과가 다소 발생해 약간 부은 듯 보이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점도 없지는 않습니다. 차차 후속편이 나오며 기술적으로 나아지겠지요.

이번 편에는 '패턴'이 수백가지가 제공되고 색상표가 제공되면서 옷의 색이나 머리 색등도 유저의 마음껏 지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구나 벽지 등도 각기 다른 색감과 테마를 지닐 수 있게 된 것이죠. 다만 이런 패턴은 기본적인 메쉬 아이템에 적용되는 것인데(쉽게 이야기하면 색을 뺀 나머지 구조) 이런 메쉬 아이템이 적게 제공된 것은 아쉬운 면 중 하나입니다. EA가 마련한 심즈 스토어에서 다른 메쉬 아이템들을 구매할 수 있게 되었죠. 건축적인 면에서는 제한점이 많이 사라져서 이전보다 덜 딱딱하고 자유로운 집을 지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절벽위에 거대한 기둥을 세운 후 집을 올리거나 언덕위에 짓는 것도 가능합니다. 지하를 설계하는 것도 쉬워졌습니다.

+ 음악은 스티븐 자블론스키가 맡았습니다. 위기의 주부들의 음악감독이기도 하고 트랜스포머의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디워'의 음악감독으로도 친숙합니다.^^; 심즈의 음악답게 여전히 감각적입니다.
+시리즈의 창조자 윌 라이트는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덧글
TerryLV 2009/06/07 15:53 # 답글
와 집 깔끔하고 이쁘게 지으셨네요.다음 확팩 나올때쯤 해서 시작해볼까 하는데...
왠지 이 리뷰 보니 빨리 사고 싶어지네요 ㅡㅜ
Penguin 2009/06/07 16:18 # 답글
심즈 스토어, 한국은 12월에 열린다고 하더군요-
벤더 2009/06/10 12:29 # 답글
매뉴얼도 당연히 한글로 제공합니다.또한 구성품 읽어보시면 한국 웹사이트 12월에 오픈한다고 써있습니다.
......
jun Boy 2009/06/10 16:26 #
전 EA 스토어에서 디지털 다운로드로 구매했고 한국어 매뉴얼은 제공받지 못했습니다. 패키지라면 당연히 한글로 써 있겠죠.
닭살튀김 2009/07/14 09:37 # 답글
제대로된 로컬라이즈가 게임 자체를 빼고는 거의 없는 형편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런 불평도 정품을 구입했으니까 할 수 있는 것이겠지만, 심즈 2가 한국에서 인기있었는지를 EA 내에서는 아무도 인지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는 것을 보면, 불법 다운로드의 폐해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죠.
jun Boy 2009/07/14 13:05 #
번역도 문화차이를 고려하지 않거나 고유어를 무시한, 좀 이상한 게 많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