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2 , 선택은 관객의 몫 미디어탐구

트랜스포머2 패자의 역습 (2009)


극을 만들 때는 스펙터클도 중요합니다. 시각적인 요소를 말하는 거죠. 과거에는 이런 스펙터클이 다른 것들에 비해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기술적인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죠. 진중권 교수로 유명해진 '데우스 엑스 마키나'-기계 장치의 신-도 원래는 스펙터클의 일부였습니다. 기계 장치의 신은 단순히 막힌 이야기를 풀어주는 것 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매력도 동반한 것이었던거죠. 에우리피데스가 즐겨 써먹었다죠?

영화가 등장하면서 이런 스펙터클은 굉장히 부각되었고 자본력이 더해진 헐리우드에서는 블록버스터와 함께 어쩌면 현대 극의 전부로까지 떠올랐습니다. 스펙터클과 쾌락이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블록버스터로서는 스펙터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현시하느냐가 중요해진 것이죠.

니들이 고생이 많다


트랜스포머는 이런 스펙터클을 극점으로 끌어올린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시는 여러분은 컷,컷,컷을 반복하는 엄청난 편집과 사정없이 휘돌리는 카메라의 향연을 맛볼 수 있습니다. 거의 시각적인 폭력에 가까울 정도로 영화는 다양한 촬영기법으로 카메라 속 대상을 보여줍니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이전 작품에서 보였던 액션 장면들도 모두 변형되어 등장합니다. 자동차 추격씬이나 가라앉는 배 기타등등. 스피시즈, 에일리언, 터미네이터 등 다른 고전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장면도 많습니다. 세계적인 유적이 빵빵 터지고 차들은 곡예를 하니 영화를 보는 내내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나중에는 누가 아군이고 적군인지도 모르겠더군요.

그런데 소문처럼 이 영화의 이야기가 아주 엉망인 것도 아닙니다. 스펙터클이 주가 되는 영화고 거기서 오는 일시적 쾌락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그래도 이야기 구조가 완전히 붕괴된 작품은 결코 아니지요. 일급 스크립트 닥터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각본에 참여한 로베르트 오씨는 올해 호평을 받은 스타트랙의 프리퀄도 썼습니다. 분명 이야기를 그럴싸하게 보이기위해 노력한 티가 납니다. 치밀한 플롯이야! 이렇게 말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를 보았다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

의상은 거들 뿐


오히려 전작에 비하면 낫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전 전작보다 이번 편을 더 좋게 보았습니다. 전작의 플롯의 단점은 명확했습니다. 이 작품은 sf가 가져야하는 리얼리티를 간단하게 마술적 신비로 포장하는데 그것이 바로 작품 속 큐브의 정체입니다. 이번 편도 그렇지만 작품은 막힌다 싶으면 큐브로 비롯되는 신비한 힘을 걸고 넘어지는데 관객들은 비록 실제적인 공감을 하긴 어렵지만 아, 그렇구나 정도로 넘어갈 수는 있지요. 큐브만 그런가요. 이 영화의 플롯의 전개는 대부분 우연성에 의존합니다.

이런 전작의 설정을 그대로 끌고가는 것은 같은 비판을 답습하게 될테지만 오히려 감독의 의도에는 더 부합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영화의 플롯은 순전히 다양한 로케이션을 합리화시키고(솔직히 이집트가 꼭 나올 필요가 있습니까?) 액션의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지 어떤 sf적 상상력에 리얼리티를 부여하거나 철학적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편의 전략은 전작보다 훨씬 더 거대한 시각적 볼륨으로 승부하는 것입니다. 쪽집게 과외같은 느낌이지요. 이게 좋은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영화를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것입니다.

그래도 여전히 좋지 않은 구석이 많기도 합니다. 섹스코드나 90년대에나 통했던 화장실 유머가 극의 진행을 방해할 정도로 많고 초반부터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면서 클라이막스의 쾌감은 생각보다 화끈하지 않습니다. 초반부터 맹렬하게 밀어부치니 마지막에 가선 오히려 심심하고 피곤하게 느껴지는 것이죠. 희생을 강조하는 주제도 감동적이거나 그다지 깊이가 있게 느껴지지는 않고요. 생뚱맞게 가족 서사의 형태로 종결되는 것도 이질감이 느껴집니다. 자질구레한 것을 모두 담으려고 하니 러닝타임도 지나치게 길어졌고요. 그래요, 전작의 장점은 강화되고 단점은 더욱 극명해진 영화입니다. 선택은 관객의 몫이죠.

+제목은 잘 알려졌다시피 오역이죠. (의역일까요?) 폴른의 복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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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ue303 2009/06/24 21:26 # 답글

    깔끔한 리뷰 잘 보았습니다. 시차 때문에 이미 한국에서 보신 분들이 리뷰를 올리기 시작하네요. 하긴 리뷰의 내용이 어떻든 트랜스포머는 볼 예정이지만요.^^ 여기서는 몇 시간 지나서 개봉하는데 오늘 보러갈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 jun Boy 2009/06/25 00:58 #

    오늘은 개봉날이라 표가 없을 줄 알았는데 우연히 극장 지나가다 자리가 많아서 보게되었습니다. 예매 신기록을 잔뜩 세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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