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는 Gee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미디어탐구

소녀시대 두번째 미니앨범 '소원을 말해봐'


소녀시대의 두번째 미니앨범은 성공이 예정된 음반일 것이다. 음원은 발매 직후 각종 차트의 정상을 밟았고 한 사이트에 올려진 무대 영상은 조회수가 수십만건을 기록했다. 발을 이용한 퍼포먼스는 시각적 매력 이상의 화제를 낳았다.

신곡 '소원을 말해봐'는 Gee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들리는 사운드만으로는 확답을 내릴 수 없다. 'Gee'의 성공은 음악만의 것이기보다는 스타일과 퍼포먼스, 음악이 결속되어 만들어낸 것이다. 이번 소녀시대의 새 앨범도 그렇다. 사운드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마린 룩의 섹슈얼한 이미지와 다리를 꼬는 성적 은유, 그리고 소원을 말해봐는 이제 떨어뜨리지 말고 함께 이야기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 소원의 말해봐의 컨셉은 Gee와는 다르게 지나치게 구체적이다. 컬러 스키니진과 흰 티라는 미니멀한 스타일로 접근한 Gee는 곡과 스타일 모두가 팝적인 느낌을 살리되 어떤 소녀적 정서를 가볍게 살리는데 주력했다. 화려한 컬러 감각과 통통 튀는 음악의 조화는 곡의 성공과 스타일의 성공의 비례를 맞추었다. 그러나 소원을 말해봐는 컨셉의 대상이 매우 분명하다. 소원과 판타지를 충족시키고 싶다는 가사의 내재된 의미에서부터 손으로 끌어당기는 퍼포먼스까지 이 곡은 기존의 팬들을 더 자극하는 그런 컨셉을 고수한다.  한편으로는 곡의 선율이나 가사, 컨셉이 다소 무리한 연결고리로 이루진게 아닌가도 싶다.



뮤직 비디오


그런 면에서 이 곡의 컨셉은 기존의 sm 스타일에 몹시 가깝게 느껴진다. 곡을 압도하는 컨셉과 분명한 이미지 부여는 이들이 십여년 전부터 추구해오던 그런 것이 아니었는가.

음악은 지난 앨범처럼 기존의 sm스타일과 최신 트렌드가 병합되었다. 전체적인 맥락에서 놓고 보면 Gee와 큰 차이가 없다. 아닌 거 같다고? Gee는 최신 트렌드와 sm 혹은 기존 가요의 전통적인 스타일을 묶어낸 곡이다. 베이스 등은 최신 트렌드에 맞춰 만들어진 것이지만 곡은 여전히 멜로디가 분명하고 구조면에서 철저한 기승전결에 의지하는 전통성을 따랐다. 여기에 반복되는 구절을 삽입해 후크송의 명칭을 얻었다. 

소원을 말해봐는 비트를 잘게 쪼개고 변화무상한 편곡을 선보이는 sm의 사운드 스타일에 유럽 작곡가들이 만든 단순한 멜로디로 구성되어 있다. 후렴구로 가는 속도는 무척 빠르고 파트 분배도 몹시 자유롭다.(엄밀히 말해 9명이서 부를 노래는 아니다) 전통성과 최신 트렌드를 차용하는 방법에선 거의 같으나 사실 세부적인 맥락에선 Gee와 반대다.

소원을 말해봐는 엄밀히 말하면 프로듀서인 유영진의 작법과는 거리가 있어보인다. 일단 편곡도 그가 직접하지 않았고(오십보 백보이나 동생인 유한진이  편곡을 맡았다.) 메인 보컬로 극적인 브릿지를 만들어 하이라이트를 끌어내던 방식에서도 벗어나 있다. 곡의 하이라이트는 태연의 애드립으로 구성된다. 단 보컬에 있어서는 유영진의 디렉팅이 가미한 느낌이 분명하다. 전체적으로는 리드미컬한 댄스팝에 현대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얼반 사운드가 결합된 최신 주류 팝 스타일로 Ne-yo의 스타일에 가깝고 그의 싱글 'Coser'와 비슷한 장르로 느껴진다.

그런데 이 '소원을 말해봐'의 스타일은 새 앨범안에서 한 곡으로 국한된다. 미니 앨범이란 말이 무상하게 여러 가지 컨셉이 한 앨범에 병행되어 있다. 스트링으로 화려한 사운드를 내면서 소품같은 멜로디로 아기자기한 색체를 내는 작곡가 황성제가 다른 두곡 'Etude', '동화'를 썼다. 컴백 무대에서 선보인 Etude는 'Kissing You'의 이미지를 계승한다. 대중적이지만 컨셉면에서는 이미 극복한, 지나간 컨셉이다. 이 곡을 타이틀이 아닌 서브타이틀로 내세운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리라. 역시 여성적인 감수성에 강한 kenzie의 '여자친구' 등 정작 타이틀인 소원을 말해봐가 앨범 내에서는 비주류처럼 느껴질 정도로 앨범이 내는 색이 지나치게 다양하다. 추구하는 컨셉이 분명하다면 음악도 어느정도 전체성과 통일성을 갖추는 게 더 좋지 않았을까. 음원이 음반시장을 점령한 이후 앨범이 통일성을 갖추어야 할 당위는 거의 없어진 듯하지만 '소원을 말해봐'에서 강한 흥미를 느끼고 앨범을 들어본 사람에겐 다소 그 구성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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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산신령 2009/07/12 12:41 # 삭제 답글

    곡의 특성과 맥락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능력이 놀랍습니다.
    왜곡되고 좁은 시선으로 곡을 판단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발감으로
    저도 한동안 열성적으로 곡에 대해 알아보곤 했었는데
    님같은 분이 계셔서 마음이 놓입니다. 앞으로도 오래오래 포스팅 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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