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 스토리 , 픽사는 어떻게 애니메이션의 왕좌에 올랐을까. 7 디즈니 리뷰

픽사 스토리 , 픽사는 어떻게 애니메이션의 왕좌에 올랐을까. 7
- 픽사의 성공시대

픽사 스토리 , 픽사는 어떻게 애니메이션의 왕좌에 올랐을까. 6에 이어서.

디즈니의 새 CEO 밥 아이거의 호의적인 태도 아래 2006년 5월 디즈니와 픽사, 두 회사의 인수합병이 이루어집니다. 디즈니는 74억달러에 픽사를 구입했고 천만달러로 사업을 시작했던 스티브 잡스는 디즈니의 최대 주주(전체 지분의 7%의 주식 보유)가 되어 ABC 등 방송국과 영화사, 테마파크등을 보유한 세계 최대 미디어 왕국 디즈니를 가지게 되었죠.

사실상 픽사 성공의 주역들이 디즈니 전반에 관여하게 되었습니다. 픽사의 과학자 애드 캣멀은 디즈니와 픽사 애니메니션 스튜디오의 대표가 되었죠. 토이스토리의 감독 존 라세터는 디즈니의 CCO (chief creative officer)가 되어 애니메이션 제작과 테마파크 사업 전반에 관여할 수 있게 되었고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는 물론, 디즈니랜드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플로리다 디즈니월드 등 전세계 4개국에 있는 5개의 리조트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게 된 것이었죠.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디즈니가 독자적으로 제작 중이던 토이스토리3의 제작을 중지시킨 일이었습니다. 동시에 제작중이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대한 재검토에도 들어갔고 전 CEO 마이클 아이즈너가 없앤 전통적인 2D 애니메이션을 부활시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개구리 공주를 소개하는 존 라세터

디즈니는 존의 소개로 2007년에 있었던 주주총회에서 제작중이던 디즈니의 새로운 2D 셀 애니메이션 개구리 공주(Frog Princess, 후에 THE PRINCESS AND THE FROG로 제목이 바뀜.)를 공개했습니다. 이 작품에는 디즈니와 픽사의 달라진 관계가 반영되었다고도 볼 수 있지요. 디즈니의 전통성을 살리면서 픽사만의 색깔이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칼 아츠에서 존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던 론 클레멘츠와 존 머스커가 다시 감독직으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인어공주'와 '알라딘'으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제2의 르네상스를 일으켰던 두 감독은 수년 전 디즈니를 떠났지만 픽사와 합병 당시 존 라세터에 의해서 디즈니 스튜디오에 재합류하게 된 것이었죠.

또 본래 이 '개구리 공주'의 음악감독으로 내정되었던 작곡가 알란멘켄(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포카혼타스 등의 음악감독, 디즈니 전성기를 이끈 작곡가로 평가받음)은 존의 권유로 프로젝트에서 빠지고 대신 '토이스토리'부터 '몬스터 주식회사', '카'까지 픽사의 음악을 주로 담당했던 랜디뉴먼이 음악을 대신 맡게 되었습니다. 존은 디즈니 고유의 느낌은 살리되 이전의 디즈니 작품들을 답습한다는 인상을 주기 싫어서 멘켄을 작업에서 뺐다고 밝혔죠.(그 당시 멘켄은 또 다른 디즈니 작품 '마법에 걸린 사랑'과 '인어공주'의 브로드웨이 버전도 작업중이였죠.) 올 겨울 개봉을 앞둔 이 영화는 픽사의 색체와 디즈니 고유의 뮤지컬 장르를 접목시킨 첫 시도처럼 느껴집니다.

그 이후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시 두회사의 합병 이전으로 돌아가봅니다. 지나친 애니메이션이 하나 있죠. 한창 픽사가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하던 그 때 존은 2006년에 나올 픽사의 새로운 영화를 위해 토이스토리2 이후 약 7년만에 다시 감독직으로 복귀합니다. 99년 가족과 떠났던 국토횡단 여행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었죠. 원래부터 자동차를 좋아했던 그는 66번 국도를 배경으로 레이싱카를 통해 느림의 미학을 이야기하는, 다분히 픽사다운 작품을 만듭니다. 그의 사무실에도 걸려있는 52년 단편만화 Susie the Little Blue Coupe의 감성도 반영되었죠.


카 예고편
2006년작 '카'는 이전의 픽사 작품에 비하면 작품적인 성과에서는 제자리를 답습하는데 그쳤습니다. 주제나 캐릭터가 이전과 비슷했고 이야기는 예측된 재미를 벗어나지 못했죠. 그러나 영화는 캐릭터의 상업적인 성공에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보였습니다. 픽사 영화로는 처음으로 캐릭터 사업에서 두드러진 성공을 거둔 작품이었죠. 이런 성공과 캐릭터의 발전 가능성을 받침삼아 속편의 제작도 시작됩니다. 픽사로서는 토이스토리에 이은 첫 프랜차이즈였고 이는 이후 다른 작품들의 시리즈화에도 영향을 줍니다. 최근 디즈니는 몬스터주식회사2의 홈페이지를 위한 도메인 등록을 시작했지요.

한편 영화를 만들면서 스튜디오 내에 충격적인 사건도 생겼습니다. '카'의 공동 연출을 맡았던 스토리 슈퍼바이저 조 랜프트가 교통사고로 사망했기 때문이었죠. 디즈니의 '미녀와 야수'와 '라이온킹' 등의 스토리 작업을 해왔던 조는 픽사에 온 후 모든 작품의 스토리에 참여했고 아이디어도 내놓았으며 항상 픽사의 애니메이터들에게 캐릭터와 그들이 가진 동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파해오던 뛰어난 스토리텔러였습니다. 코렐라인의 감독 헨리 셀릭은 그를 동시대 가장 훌륭했던 스토리텔러 중 한사람으로 기억하며 추모했습니다.

픽사에 있어서 그의 의미는 각별했을겁니다. '벅스 라이프'는 그가 점심을 먹다 내놓은 아이디어였고 월-E의 아이디어도 앤드류 스탠튼과 조 랜프트의 점심식사에서 이야기가 처음 나온 것이었거든요. 그가 만든 작품들은 늘 관객의 감정을 바닥까지 끌고가서 전복시키는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웃음과 눈물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죠. 한 작가가 남긴 영감과 자취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가 남긴 영감은 그가 죽었어도 살아있는 것이죠. 2009년에 나온 픽사의 영화 '업'의 감동적인 오프닝 시퀸스에는 사망한 조 랜프트의 영감과 자취가 살아숨쉽니다. 그가 죽은 다음날, 픽사 스튜디오는 스튜디오의 문이 열린 이래로 가장 조용한 날을 보냈다고 합니다.



조랜프트가 직접 연기했던 펭귄 장난감 '위즈' (토이스토리 중에서)

한편 픽사 스튜디오도 이제는 새로운 세대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죠. 디즈니와 픽사의 전권을 잡게 된 존은 단편 작품을 매년 새로운 아티스트들에게 맡겨 개봉할 계획을 세웁니다. 원래도 단편 작품을 꼭 장편과 묶어 내보냈지만 이제는 기성감독의 작품보다는 픽사의 신인 아티스트들을 육성하는 일종의 기회로 완전히 탈바꿈한 것이었죠.  현재까지도 이런 정책이 디즈니와 픽사 모두에게 유지되고 있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아티스트가 장편 애니메이션을 맡을 역량이 되는 지 판단해 보는 것같지요. 실제로 그런 경험을 통해 97년작 제리의 게임(벅스 라이프와 함께 상영)을 맡아 아카데미 상을 받았던 잔 핑카바는 라따뚜이 프로젝트를 맡게 되었고 2007년작 리프티드(라따뚜이와 함께 상영)의 감독 게리 리드스트럼은 2012년 개봉 예정인 픽사의 신작 '뉴트'를 맡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라따뚜이의 아이디어를 냈던 잔 핑카바가 제작 도중에 프로젝트를 포기하는 일이 생깁니다. 자기가 낸 아이디어의 연출이 너무 어렵다는 게 이유였죠. 다급해진 픽사의 간부들은 즉시 인크레더블의 감독 브래드 버드에게 SOS를 칩니다. <계속>
Pictures: copyright Disney-Pix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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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ㅎㄹ 2009/08/04 08:12 # 삭제 답글

    흥미진진한 이야기군요. 애니매이션을 좋아해서 관련된 모르던 이야기들을 알게되니 참 좋습니다.
    다음편도 기다리고 있을께요.
  • 넷테나 2009/08/04 08:45 # 삭제 답글

    오늘도 흥미로운 글 잘 보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래요~
  • jun Boy 2009/08/04 11:27 #

    감사합니다.
  • 린드 2009/08/12 02:54 # 삭제 답글

    글 잘 봤습니다^^
    그런데 카는 아카데미를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아카데미는 해피피트가 수상했다는 군요. 상 못타서 실망하는 메이터와 맥퀸, 몬스터 하우스의 주인공들이 그래픽으로 잠시 나왔다고 합니다ㅎㅎ (해피피트는 훌륭한 작품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카를 더 좋아해서 서운한 일이었습니다.ㅜ.ㅜ)
  • jun Boy 2009/08/12 10:19 #

    헉.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A113 2009/12/12 23:54 # 삭제 답글

    비록 아카데미는 후보에 오르는 것에 그쳤지만 골든 글로브에서는 애니메이션 부문 작품상을 탔고 애니 어워드에서는 최우수 작품상과 (랜디 뉴면이 작곡한)주제가 상을 받았으니 나름 작품적인 성과도 있었던 것 같아요.
  • jun Boy 2009/12/13 11:18 #

    사실 뼈대도 튼튼하고 잘 만든 이야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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