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 스토리 11화 디즈니 리뷰

월트 디즈니 스토리

11화 미키 마우스의 탄생

전설적인 애니메이터 레스 클라크는 에니메이션이 진보의 첫걸음을 내딛기 시작한 첫 지점을 미키마우스의 등장으로 꼽았다. 미키 마우스의 출현 이후 월트 디즈니의 위상도 , 애니메이션에 대한 취향도 이전과는 다르게 인식되었다. 시리즈 중 한편이 상영될 때는 상영되는 몇일동안 팬레터가 수만장이 들이닥쳤고 다른 스튜디오는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의 히트작을 모방하려고 애썼다. 그것이 하나의 신드롬급 인기로 번졌다는 증거는 지식계급에서 나왔다. 평론가들은 저만의 관점으로 그 폭발적인 인기를 분석하려고 들었고 사설이든 논문이든 그것을 실증하는 결과물로 쏟아냈다. 미국에서는 언론들이 나섰고 프랑스에서는 디즈니의 미학적 관점에 대한 연구를, 독일어권 최고의 비평가였던 벤야민은 31년에 미키 마우스 시리즈의 인기를 분석하는 논문을 냈다. 드라마틱하게도 그런 미키마우스의 탄생은 월트 디즈니가 극도의 혼란 속에 빠져있을 때 나왔다.


배급자 찰스 민츠와 자신의 애니메이터들에게 철저하게 배신당한 월트가 뉴욕에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을 때 그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는 찰스 민츠의 배신에 대해 배급사 유니버설에 가서 열렬하게 항의했지만 민츠와의 계약이 아직 남았다는 쓴 소리만 반복해서 들을 뿐이었다. 유니버설에서는 애매하게도 민츠와의 계약이 끝나면 월트와 직접적인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는 근거없는 희망만을 들려주었다. 월트로서는 믿는 시늉이라도 해야했지만 그도 당시에는 화가 나 제정신이 아니었다. 민츠는 심지어 스튜디오의 대표였던 월트에게 봉급을 받는 직원으로 남는다면 계약을 다시 생각해볼 수도 있다며 월트를 살살 약올리기까지 했다. 월트와 함께 뉴욕으로 갔던 부인 릴리언은 그가 돌아오는 길에 너무나도 화가나서 헛소리를 내질렀다며 차라리 이젠 남의 지배를 받지도 않으니 잘 되었다고 큰 소리로 떠들었다고 회고했다. 더 비참한 사실은 여전히 민츠와 애니메이션 오스왈드의 계약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니까 월트는 완전히 자신을 배신한 애니메이터들과 배급사를 위해서 계약이 남은 오스왈드 애니메이션을 함께 만들어야만 했다. 스튜디오에서 월트의 편이라곤 그와의 의리를 지키겠다고 말한 애니메이터 어브 아이웍스를 비롯해 고작 세사람 뿐이었다. 거기에 형 로이까지 더하면 스무명 내외의 직원 중에 반의 반만이 월트를 따르겠다고 한 것이었다.

월트는 릴리언과 돌아오는 길에 화를 억누르는 심정으로 짧막한 시나리오를 한편 썼다. 실은 악에 바쳐서 하루라도 빨리 오스왈드 시리즈가 아닌 다른 작품을 제작할 계획으로 급조한 것이었다. 대서양을 횡단한 비행사 찰스 린드버그의 스토리에서 따온 것으로 제목은 'Plane Crazy'(미친 비행기)였고 주인공은 쥐로 결정했다. 여자에게 환심을 살 목적으로 비행기를 만든다는 괴팍한 성격의 쥐 한마리의 코미디였다. 쥐가 주인공이 된 건 월트 본인도 어떤 이유인지 훗날까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그것은 그 쥐를 캐릭터로 만든느데 적극적으로 가담했던 로이 디즈니나 어브 아이웍스도 마찬가지였다. 으레 의인전같은데서는 드라마틱한 구성으로 이런 빈틈을 채워놓았다. 월트가 찢어지게 가난하게 그림을 그리던 시절, 사무실 한 귀퉁이에서 쥐를 본데 영감을 받았다는게 현재까지도 유효하게 돌아다니는 이야기고 여기서 약간의 양념이 더해지는 변종들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것들 중 사실이 있더라도 그게 월트에게 그리 생생한 기억은 아니었던 것같다. 

초창기 미키마우스. 디자인이 무섭다.


알려진 비교적 정확한 이야기는 어쨌든 이미 월트 디즈니가 '앨리스 코미디'에서 쥐 캐릭터를 부분적으로 할용한 과거가 있었고 새로운 시나리오의 주인공 캐릭터로 쥐를 골랐으며 그 쥐의 이름이 본디 모티머였고 어느 순간을 계기로 미키로 바뀌었다는 사실 뿐이었다. 어쨌든 미키 마우스는 월트가 가장 쓰라린 패배에 직면했을 때 나왔다. 월트는 크게 성공한 훗날에 몇번이고 이 이야기를 반복해서 말하는 것을 좋아했고 그의 작품들 속에 이 일련의 에피소드들이 이야기로 형상화되어 삽입되었다. 어느 무리들이 배신을 했고 자신이 그 와중에 만들어낸 이야기와 캐릭터들의 극적인 성공에 대해서, 정말 황당할 정도로 결국은 월트가 민츠나 그를 배신한 애니메이터보다 선구적이었음이 증명된 사건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민츠가 자신을 무능하게 봤다는 사실에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 같다. 또 민츠와의 악연으로 인해 월트는 저작권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의 캐릭터를 빼앗기기 싫었고 그의 죽음 뒤에도 디즈니사는 강력하게 캐릭터들의 저작권을 지켜나갔다. 끝내는 오스왈드의 판권도 다시 구입했다.

그렇기는 하지만 어브 아이웍스가 그린 미키 마우스의 모양새는 오스왈드와 너무나도 비슷했다. 처음 개략적인 디자인을 그린 것은 월트 본인이었는데 표준이 된게 어브 아이웍스의 디자인이었다. 어브는 고의인지 우연인지 오스왈드의 귀를 줄이고 코를 통통하게 그린 캐릭터를 곧장 미키마우스의 첫번째 도안으로 안착시켰고 나중에 눈을 조금 더 손을 봐 차이점을 부각시켰다. 그 생김새가 그토록 동글동글한 것은 결국 그리기 쉬웠기 때문이었다는 어브의 말도 나중에 있기는 했다. 어쨌거나 조심스러운 작업이었다. 스튜디오의 작은 사무실에 냉랭한 기운이 감돌고 있기 때문이었다. 한쪽에서는 월트의 배신자들이 오스왈드를 그리고 있었고 한 귀퉁이에서는 거의 유일한 월트의 편인 어브 아이웍스가 미키 마우스의 디자인을 실험 중이었다. 월트는 미키의 아이디어가 절대로 그들에게 빼앗기면 안된다고 생각했고 불편한 동거 속에서 작업은 보이지 않는 틈을 타 조금씩 진행되었다. 미키 마우스를 따로 진행하느라 1700불을 따로 털어놓았고 월트의 경제상황은 또다시 곤란할 정도로 궁핍해졌다.


공전의 히트작 '증기선 윌리' (1928)

그러나 만들어 놓고 파는 과정 역시 험난했다. 처음 접촉했던 배급사 메트로 픽처스는 시사회에서 관중들의 환호를 듣고도 결국 계약을 하지 않았고 월트는 '미친 비행기'를 되팔을 궁리를 하는 대신 새로운 작품들을 일단 계속 제작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아이디어가 달라졌다. 월트는 '미친 비행기'의 시사회에서 오르간 반주를 깔아 상영했는데 그때의 관객들의 환호를 상기시키며 작품에 사운드를 도입해보기로 했다. 이 아이디어는 그때 제작중이던 미키 마우스의 두번째 작품이 아닌 세번째 작품 '증기선 윌리'에서 처음 실현시키기로 했다. 이 작품은 무성영화의 기수 비스티 키튼의 슬랩스틱 코미디를 패러디한 작품으로 훗날 공식적인 미키마우스의 데뷔작으로 인식되었다. 또 최초의 유성 애니메이션이기도 하다. 이는 당시 최초의 유성영화-사운드트랙과 영상을 일치시킨 최초의 작품- '재즈 싱어'(1927)의 대성공 직후 월트가 영감을 받은 것이었다. 그러나 생각은 간단했지만 그 기술을 적용시키는 것은 간단치가 않았다. 더욱이 월트는 까탈스럽게도 단순히 반주를 입히는게 아니라 효과음을 통해 애니메이션에게 박진감을 불어넣고 싶어했다. 월트에게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멋지게 복수할만한 대안이란 실감나는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가 기술문제로 곤란을 겪던 사이 스튜디오에서 잡일을 맡고있던 알프레드 잭슨이란 직원이 그에게 도움을 주었다. 피아노 교사의 아들이던 그는 메트로놈을 이용해 만화영화의 동작과 음악을 연결시켜주는 장치를 개발한다. 28년 6월 말에 '증기선 윌리'를 만든 애니메이터들과 가족들을 불러놓은 첫번째 시사회가 스튜디오 뒷마당에서 열렸다. 영사기를 돌리고 잭슨과 나머지 직원들이 직접 연주를 시작했다. 싱크가 맞아떨어지면서 거기 있는 사람들의 환호성도 그만큼 커졌다. 월트는 이제 이 소리를 필름 자체에 입히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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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잠본이 2009/11/02 20:45 # 답글

    예술혼에 불타는 노동자의 동물학대 스토리~
    (근데 마지막이 너무 리얼해서 눈물이 납니다;;; 결국 고용주에겐 이기지 못하고 새나 괴롭히며 끝나다니)
  • jun Boy 2009/11/02 21:05 #

    실제로도 동물 학대 때문에 몇장면이 삭제되기도 했는데요,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서 현재는 원본이 그대로 돌아다닌다고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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