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 스토리 12화 디즈니 리뷰

월트 디즈니 스토리


12화 증기선 윌리

월트는 스튜디오 뒷마당에서 있었던 미키마우스의 세번째 단편작 '증기선 윌리'의 성공적인 시사회 이후 필름에 사운드를 입히기 위해 뉴욕에 있는 사운드 회사를 찾았다. 그때 월트가 선택한 방식은 시네폰(Cinephone)이라는 것으로 영사기의 사운드헤드가 필름에 따로 나열된 광학신호를 읽어내는 장치였는데, 팻 파워즈라는 사람이 특허를 가지고 있었다. 실상 파워즈는 월트가 만난 또 하나의 악연이었다.  이미 파워즈에 대해 헐리우드에서 안좋은 소문이 쫙 퍼진 상태였고 대부분 업자들이 그를 피해 워너브라더스의 새로운 사운드 시스템을 쓰려고 하는데도 월트는 그것도 모른 채 별다른 의심없이 파워즈와 계약을 해버렸다.

이 시네폰의 특허를 파워즈가 소유하게 된 계기부터가 사실 미심쩍은 것이었다. 영화 제작자였던 파워즈는 시네폰의 개발자였던 디포레스트가 경제적으로 심각하게 곤란한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는 그의 회사에 고의적으로 접근해 직원을 빼돌려 복제품을 가져다 '파워즈 시네폰'사를 설립한 것이었다. 디포레스트가 고소할 돈조차 없다는 것을 알고 저지른 상황이었다. 파워즈는 영화판에서도 사악하기로 유명해서 초창기에 동업을 하던 유니버설 사장 칼 레믈과 일이 틀어지자 영화 촬영장에 깡패를 동원해 엉망으로 만들기도 했다. 간단히말해 파워즈는 초기 헐리우드의 무법자였던 셈이고 그런 그의 새로운 먹이감으로 순진했던 월트가 걸려든 것이었다. 월트는 황당할 정도로 파워즈를 신뢰했다. 그가 한번 믿기 시작한 것에서 도통 거리를 두려고 하지 않는 성격을 가졌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초창기의 파워즈의 행동도 월트를 안심시켰다. 비록 계약 조건에서 돈 뜯어 낼 궁리를 하는것만은 명확했지만 그의 행동은 차분했다.

초기 미키마우스 스케치

그러나 자그마치 애니메이션 제작비의 반 정도였던 천 불을 고스란히 첫 녹음에서 공중으로 날리면서 일이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엉망진창으로 진행된 녹음은 돈만 잔뜩 날리고 실패했는데 이때 녹음에 참여한 뮤지션들이 파워즈가 고용한 사람들이었다. 그도 큰 돈을 갑자기 날린게 미안했는지 다음 녹음의 기술비는 자신이 부담하겠다고 월트를 안심시켰다. 월트 디즈니는 애니메이션 문제나 돈 문제로 거의 반쯤 녹초가 된 상태였다. 강박적으로 일에 집착하면서 몸은 갈수록 말라갔고 너무 많이 걸어 발에 종기까지 생긴 직후였다. 거의 애니메이션에 제 혼을 다 뺏긴 듯 시들어가던 월트는 간신히 증기선 윌리가 완성되었다는 사실에 정신을 차릴 정도였다. 그러나 배급 문제가 또다시 걸림돌이 되면서 극도로 피곤해진 월트는 파워즈의 새로운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다. 자신에게 배급까지 맡겨달라는 부탁이었다. 월트는 파워즈가 주선한 유니버설 간부들과의 모임에서 마침내 배급에 대한 긍정적 답안을 받자 감격한 나머지 2년간 수익의 10퍼센트를 지불하는 어마어마한 계약을 파워즈와 맺었다. 월트에게 큰 흥분을 안겨준건 그날 모임을 가던 중에 유니버설에서 해고된 숙적 찰스 민츠를 본 것 때문이기도 했다. 민츠는 월트에게 저지른 일을 똑같이 당했고 유니버설에서는 오스왈드를 자체 제작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재밌게도 오스왈드의 판권은 다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다. 애니메이터 월터 랜츠는 그 판권을 걸고 포커로 승부를 봐서 자기가 이기면 오스왈드를 달라고 유니버설의 사장 칼 레믈에게 제의했고 실제로 몇번의 게임 후 오스왈드는 결국 월터 랜츠의 것이 되었다. 월터 랜츠는 훗날 딱따구리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만든 사람이다.

본격적인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직후인 1930년.


그러나 유니버설 간부들은 내심 애니메이션의 질에 감탄하면서도 먼저 관객 반응을 봐야겠다며 계약을 하지 않았고 흥분에 겨워 파워즈와 섣부른 계약까지 맺었던 월트는 또 다시 실망하고 말았다. 유니버설은 관객들의 반응이 긍정적이면 그 해에만 스물여섯편의 미키 마우스 시리즈 계약을 맺겠다고 했지만 간을 떠보는게 마땅치 않았던 월트와 내내 입씨름을 하다 그만 계약자체가 없던일처럼 되어 버렸다. 월트가 패러마운틴 등 다른 배급사의 문을 두드리는 사이 민츠가 다시 유니버설과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는 씁쓸한 소식만 들릴 뿐이었다. 그 시점에서 월트가 완성한 미키 마우스 시리즈는 총 네편으로 불어있었다. 그 영화들을 제작하느라 집을 담보로 돈을 빌리고 차도 팔아치운 터였다. 월트는 조마조마했다.

그러나 결국 구원해줄 천사가 한명 나타났다. 월트의 작품에 부쩍 관심을 가지고 있던 해리 라이헨바흐란 남자가 월트에게 접근했다. 브로드웨이에 있는 콜로니 극장 주인이었던 그는 우연히 배급사를 대상으로 한 간이 시사회에서 증기선 윌리를 본 적있었다. 거기서 그 작품에게 매료된 그는 당시 애니메이션 가격으로는 유례없이 비싼 천불에 2주간의 상영권을 월트에게서 구입했다. 그가 월트에게 말하길 배급사같은 곳은 대중이 그 영화를 얼마나 좋아할지 상영되어 관객들 반응을 보기 전까지는 모를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과 만족감을 동시에 보여주었고 그런 그의 시각은 탁월했음이 곧장 입증되었다. 월트는 매일마다 극장에 와서 모든 상영을 지켜보며 극장 관객들의 반응을 체크했다. 대성공이었다. 관객들의 반응도 폭발적이었지만 거기 있는 모두가 새로운 것을 보고있다는 사실에 더 만족하는 듯했다. 이 작품은 미키 마우징이라고 불리우는 언더스코어링 기법-액션과 사운드를 유기적으로 결합한-을 사용한 첫번째 애니메이션이었다. 뉴욕타임즈에 월트의 작품에 대한 긍정적 기사가 실리고 그토록 작품에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던 배급사들이 연락해오기 시작했다. <계속>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mistisk.egloos.com/tb/1816988 [도움말]

덧글

  • 잠본이 2009/11/04 20:35 # 답글

    어딜 가나 괴악한 사람이 꼭 나타나는군요. 아슬아슬한 세계!

    .......그건 그렇고 아무렇지도 않게 갑툭튀한 월터랜츠에서 격뿜;;;OTL
  • jun Boy 2009/11/06 01:35 #

    더 재밌는건 아직도 오스왈드 시리즈의 상당부분의 판권이 월터 랜츠에게 있다는 ;
  • 중화요리 2009/11/05 17:58 # 삭제 답글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군요.

    그런데 '오스왈드'는 찰스 민츠에게 넘어간 뒤에 디즈니가 다시 사기전까지 몇 년 동안 인기를 끈건가요?
  • jun Boy 2009/11/06 01:35 #

    오스왈드는 민츠에게 넘어간 이후 26편이 추가로 제작되었고 다시 월터랜츠에게 넘어가서 1930년대까지 굉장히 많은 작품들이 나왔습니다. 30년대를 끝으로 사실상 캐릭터의 수명이 다했고요.

    2006년도에 디즈니사가 월트디즈니가 직접 제작한 초기 26편의 판권을 사들였는데요. 미국에서 DVD도 한번 낸 것으로 압니다. 2010년에는 게임 캐릭터로 쓸 계획이라고 하는.
  • 잠본이 2009/11/06 21:41 #

    숙명의 대결 ~오스왈드 vs 미키~ 같은 걸 내면 두개 살 사람도 있을듯
    (...그러다 개망하면 누굴 원망하나 OTL)
덧글 입력 영역


Snow White

F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