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식객, 에피소드의 치명적 진부함


식객을 보았습니다.
이 드라마는 오래 준비한 티가 팍팍나서 보는 사람도 한국 드라마답지않은 보기드문 안정감을 느끼지요.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꼬리를 물고 이어져 큰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각각의 에피소드가 드라마의 완성도에
기여하는 바가 큽니다. 크게 보았을 때 이 에피소드의 분량이나 템포가 아주 적절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마도 사전제작이 빛나는 순간은 이런 지점일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에피소드 자체의 낡음에 있습니다.

이를테면 화요일에 방송된 소 구하는 에피소드를 보세요. 이 에피소드는 성찬이 사려는 소와 그 소를
동생삼아 살아가는 병에 걸린 소년의 우정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요. 전래동화(!)를 연상시키는군요.
이 에피소드의 가장 극적인 부분은 소년의 병원비가 필요하다는 사실과 소를 팔기싫어하는 소년의 고집이
엇갈리는 부분인데 소재 자체도 참 낡았다 싶지만 연출도 아쉽습니다.

이를테면 갑자기 소년이 소를 씻기다가(이것도 이상하나) 갑자기 아파서 주저 앉는 장면이나 누워있다가
아버지가 소팔겠다는 말에 박차고 나와서 따지는 장면이나 다들 어디선가 본 장면의 익숙함을 느끼지
않았나요? 이 에피소드는 음식 관련물에 나올법한 아주 전형적인 에피소드이기도 하고 독립적으로 수차례
반복된 일종의 클리셰화된 것입니다. 이 작품이 원작의 독에 걸렸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그 결정적인 순간은 마지막에 가지않으려는 소에게 작별하고 화환걸어주는 장면에
갑자기 슬픈 음악이 깔리는 지점이죠. 뻔하다 못해 사골 우려먹듯이 나오는 연출이고 결말입니다.
이 에피소드는 그것이 다루는 내용의 진중함에 비해 진지한 감정의 흐름을 보여주지 않고 단순히
그럴싸한 몇가지 장면으로 포장해 시간을 떼우는 데에만 급급한 저급한 상상력과 연출의 결과물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짧은 시간에 감동을 주려니 진부한 장면만 늘어놓게 된거지요.

여담이지만 대사도 가끔씩 이상한 데서 허점이 드러납니다. 지난번 아버지에 대해 그토록 원망을
가졌던 소영씨가 어린시절 추억의 고기 한점 물더니 뿅 변신한 것처럼 바꼈을 때도 이상했는데,
이번에도 애가 갑자기 주저앉았는데 터져나오는 대사가 병원가자!
아이고, 작가님 너무 급하신 거 아닙니까. 괜찮냐고는 한번 물어보고 들어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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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 Boy | 2008/07/16 09:55 | 드라마로그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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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Feelin at 2008/07/16 00:58
소 에피소드는 영화에서도 비슷한 느낌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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