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신데렐라3, Cinderella III: A Twist in Time 디즈니 리뷰


신데렐라3 Cinderella III: A Twist in Time (2007)

디즈니가 속편을 극장용으로 제작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간혹 소규모로 개봉해 홍보에 이용한다던지 하는 일은 있지만 생쥐구조대2처럼 와이드배급을 하는 일은 드물단 거죠. 신데렐라3는 DVD로 곧장 발매된 신데렐라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입니다. 아니, 무슨 신데렐라가 3편씩이나 하시는 분도 적지않겠죠.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만 어디 신데렐라가 보통 훌륭한 프랜차이즈여야 말이죠. 소리없이 나온 2편은 신데렐라와 관련된 단편을 모아놓은 옴니버스였고 3편은 본격적인 신데렐라의 후속편입니다. 이런 속편들은 애초에 극장 개봉을 전혀 염두하지 않고 신데렐라라는 브랜드에 의지해 나온 작품이기 때문에 퀄리티는 극장용 영화들과 비교할 수 없죠. 대개 속편들이 원작과 큰 시간차로 발매되는 것은 점차 상업적으로 변하는 회사의 정책때문이기도 하지만 이전의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어린이들에게 소개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캐릭터의 수명을 늘려주는 것은 곧 자사의 콘텐츠를 다양하게 활용할 발판을 마련해주죠. 이처럼 애초에 작품 외적으로 부각되는 영화이기 때문에 제가 속편을 보는 시선은 싸늘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의 리뷰를 시작하는 건 괴팍할 정도로 독특한 스토리텔링과 원작에 대한 풍자를 단행하고 있는 작품의 면모가 매력적이기 때문이죠.

(디즈니의 원작)

이 영화의 설정은 참 원작을 터무니없게 만들고있어요. 내용을 좀 이야기해보죠. 영화는 완벽한 해피엔딩이었던 1편의 마지막에서 그대로 이어집니다. 신데렐라가 왕자와 결혼한 후 어느날, 비참하게 살고있던 신데렐라의 새언니 아나스타샤가 우연히 요정 대모의 요술 지팡이를 훔치게 되고 요정대모를 돌로 만들어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던 계모는 신데렐라에게 복수를 할 기회라며 요술지팡이의 힘을 빌어 무려 시간을 되돌리게 되죠. 그리고 디즈니 원작에서 가장 긴박한 순간이었던 유리구두의 주인을 찾는 씬까지 되돌아갑니다. 그 지점에서 계모는 마법을 통해 유리구두를 아나스타샤의 발에 맞게 만들고 신데렐라에게 남아있던 유리구두는 박살내 버립니다.

(기념품으로도 안남겨주는 잔혹함. 구두는 유리로 만들지 맙시다)

그렇다고 신데렐라도 가만히 있을 수가 없죠. 그녀는 왕궁에 하인으로 들어가서 왕자의 기억을 되살리려고 노력합니다. 이미 계모가 왕자의 기억도 마법으로 조작해버렸거든요. 계모는 사악하기 그지없습니다. 원작에서 보여준 공포스러우면서도 기품있는 모습은 전혀 사라지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서 신데렐라를 괴롭힙니다. 심지어 나중에는 요술 지팡이를 빼앗으려고 하는 신데렐라를 호박마차에 가둔채 왕국에서 추방시킵니다. 이는 원작에서 호박마차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을 정반대의 지점에서 사용한 것입니다. 이렇게 영화는 원작의 설정들을 한번씩 꼬아서 아주 색다른 이야기를 만듭니다. 유리구두는 부서지고 호박 마차는 감옥이며 요정대모는 무능해집니다. 수동적인 이미지가 부여된 사물의 존재가 사라지게 된 것이죠. 이것은 결과적으로 신데렐라의 캐릭터와 이야기에 생동감을 부여합니다. 스케일이 커지면서 동물 친구들의 도움은 미약하기 짝이 없어요. 스스로 해결하고 머리를 짜내지 않으면 안됩니다. 신데렐라가 적극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부여된 것입니다. 비록 원작의 고풍스런 동화적 감성이 훼손되기는 했지만 신데렐라의 캐릭터를 놀랄만큼 발전시켜주었다고 말할 수 있는거죠.

(거의 여신급 악당)

여하튼 그렇게 왕국에서 쫓겨난 신데렐라는 간신히 낭떠러지로 향하는 호박마차를 탈출해 왕자의 기억을 되찾습니다. 진실한 사랑 앞에서 사악한 마법이 풀린다는 영화의 주제에 걸맞게 말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다시한번 극적인 반전을 향해 나아갑니다. 계모가 아예 아나스타샤를 신데렐라의 외모로 바꾸어버린 것이죠. 이쯤가면 좀 괴팍하단 느낌이 들어요. 정말 기가 막히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아나스타샤는 그렇게 신데렐라가 됩니다. 그러나 영화 내내 우울한 표정인 그녀는 꼭 그렇게 해서까지 왕자의 사랑을 얻어야 하는 지 악역으로서 자신의 존재에 회의감이 들게 됩니다. 스스로 왕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지도 의문을 느끼죠. 이렇게 영화는 신데렐라를 좀더 살아있는 캐릭터로 만든 것에서 나아가 새언니 아나스타샤에게도 살아있는 감성을 부여합니다. 이전에는 계모의 꼭두각시였던 아나스타샤는 이제 행위의 근거에 대해 고민하는 인물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녀는 결국 모든 이앞에서 계모가 꾸민 일련의 사건들을 털어놓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본색을 드러낸 계모는 결국 스스로가 건 마법에 의해 파멸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요술지팡이만 있으면 개나소나 마법을 부릴 수있다는 게 문제)

이처럼 영화는 실수와 성공을 양분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지나치게 허술한게 단점이죠. 개연성이 부족할 뿐더러 논리도 지나치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시간의 역행을 소재로 하고 있으면서도 그 이론이 정리가 안되는 바람에 캐릭터들의 기억이 제각각인데다 애초에 그 전지전능한 요술지팡이를 가지고 꾸미는 음모도 타당성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꾸미다 만 것이죠. 영화는 빈 틈이 너무 많아요. 제작비가 적다보니 작화수준도 많이 떨어지구요. 그러나 극적인 상황을 통해 캐릭터들에게 입체성을 부여한 것은 큰 장점입니다. 원작보다 이들의 행동과 말에는 좀 더 그럴싸한 현실감이 부여되니깐요. 그래서인지 오히려 너무 유명한 원작보다 보는 재미는 더 큽니다. 몇가지 단점을 보완해서 실사 영화로 내놓아도 근사할 것 같습니다.

트랙백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TrackbackURL : http://mistisk.egloos.com/tb/691197 [도움말]

덧글

덧글 입력 영역


Snow White

Fr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