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키드 웨폰 Naked Weapon 미디어탐구

네이키드웨폰 Naked weapon (2002)

돈되는 것이 예술이라는 관점에서 만들어진 영화는 의외로 완성도는 물론이고 그 소기의 목적마저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네이키드 웨폰은 상업적 욕망으로 무장한 제작자 왕정이 뤽 베송의 미녀 첩보물 '니키타'를 본떠다 영어 잘하는 두 섹시스타 오언조와 매기큐를 기용해 만든 액션 영화입니다.

영화는 본질적으로 폭력과 섹스, 두가지에 몰두하는 영화입니다. 플롯의 개연성은 형편없고 노골적이며 그러면서도 시종일관 진지합니다. 영화의 줄거리는 자극적인 몇몇씬을 위해 엉성하게 채워져 있다보니 해선 안되는 단계를 넘어선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이 영화의 줄거리가 얼마나 웃긴 지 말씀드릴게요.

영화는 소녀들이 납치당하는 프롤로그로 시작됩니다. 세계 각지에서 납치된 소녀들이 실미도 뺨치는 지옥훈련 속에서 성장하며 킬러로 자라납니다. 그렇다고 그들 모두에게 기회가 가는 게 아닙니다. 납치범이자 청부살인 에이전트인 마담 M이 소녀들의 서바이벌 게임을 열기 때문이죠. 핫팬츠와 하얀 나시만 입은 소녀들은 피터지는 전투로 결국 세사람만 남게 되고 마담M은 세사람 모두를 킬러로 선발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녀들에게 남자들의 맛을 보여주겠다며 남자들을 시켜 성폭행을 저지르게 합니다.

이제 그녀들이 본격적인 무대로 나서면서 CIA인 잭(오언조-다니엘 우)이 등장합니다. 과거 실종된 소녀들의 행방을 쫓던 그는 최근의 살인사건과 실종사건의 연관점을 발견하면서 킬러 셜린(매기큐)의 뒤를 쫓게 됩니다. 그리고 마담M의 음모를 알게되고 그녀를 구해내려고 하게되죠. 그러다가 그만 그녀를 사랑하게 됩니다.그러나 난데없이 음모에 휘말린 마담M이 죽으면서 셜린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적들의 최음제 주사를 맞고도 간신히 탈출한 셜린은 잭과 하룻밤을 보내고 최후의 전투를 향해 나아갑니다. 그녀를 그리워하는 잭을 외면하고 셜린은 떠나게 되죠.

(매기큐)


영화의 노골적인 면이 가장 빛나는 부분은 당연히 프롤로그입니다. 왕정이 무술감독으로 이름난 정소동을 감독으로 기용한 게 이해가 가요. 소녀들의 육탄전에는 왕정이 영화에서 보여주려고 한 모든 것이 들어있습니다.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액션과 동성애적 코드, 정소동 특유의 아슬한 액션과 강간씬까지 자극적이라면 뒤지지 않는 모든 장치가 엉켜있고 비교적 조화가 잘 맞기 때문에 심지어 영화에 대한 호기심마저 생깁니다.

(오언조 혹은 다니엘 우)


그러나 거기까지. 영화는 자극적인 것과 재밌는 것을 종종 착각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화법은 포르노와 다를바가 없습니다. 전략적으로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것을 보여주고 싶어 안달난 영화고 그 두가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돌아가죠. 초반의 흥미는 곧 혐오감과 죄의식으로 이어집니다. 영화엔 기본적인 윤리의식도 , 최소한의 영화적 책임감도 없습니다.

특히 이야기가 엉망입니다. 잭이나 마담 M같은 캐릭터를 낭비하는 것도 웃기지만 잭과 셜린의 관계를 위해 쓰이는 에피소드들도 최소한의 고심의 흔적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모든게 너무 억지에요. 우연히 갇힌 곳이 냉동트럭이라 둘이 껴안고 있을 수 밖에 없다든지 적이 쏘는 주사가 최음제 주사라든지 자다가 허공에 하이킥을 날릴 법한 민망함이 가득합니다. 자기가 만든 작품에 자신감도 없는 그냥 그런 영화에요. 흥행에도 실패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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