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식객, 불완전한 성공 드라마로그

드라마 식객, 불완전한 성공


금옥만당이라고 장국영이 나온 요리 영화가 있습니다. 내용은 그럭저럭 평범한 수준이었는데 스피드한 편집과 과장미, 갈끔한 결말이 인상깊었습니다. 특히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선정된 음식들이 특이했기 때문입니다. 오래전에 보았지만 곰발바닥이나 원숭이 뇌골(두부로 만든거긴하지만), 배를 갂아 만든 꽃같은 게 아직도 생각이 납니다. 꼭 만화같죠.

식객도 그런 만화다움을 가진 드라마입니다. 애초에 허영만의 원작이 만화라는거야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고. 그렇지만 허영만의 식객은 외형만 만화지 기본적으로 리얼리즘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사실 그런 점이 이렇게 장르를 바꾸는데 크게 기여하기도 했을겁니다. 아무래도 <꼴>같은 작품보다는 드라마라는 미디어에 옮기기도 적당하죠. 그렇기 때문에 <20세기 소년>처럼 원작의 함정에 빠질 소지도 크지만, 일단 최종화가 끝난 지금, 원작에 기대서 무너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사실 최완규의 대본이 그렇게 좋은 상태는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에피소드를 만드는 능력이 부족했죠. 이 드라마는 전체적인 큰 그림을 두고 그 내부에 유기적인 연결이 이루어지는 에피소드를 계속해서 배치해 나가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준비를 많이 했는지 보기드문 안정감이 있었습니다. 일단 틀은 잘 짜놓았다는 겁니다. 분량이나 템포가 아주 적절했죠. 그러나 내부의 작은 에피소드가 문제였습니다. 너무 낡았어요.

이전에 소에 관련된 에피소드만 해도 그렇죠. 소를 동생 삼아 기르던 소년에게서 소를 빼앗아 사랑으로 대하는 전래동화식 에피소드나 아버지를 원망하던 딸 소영이 아버지가 해준 어린시절 고기맛에 감동하는 식의 스토리에는 전혀 극적 긴장감이 없이 따분하기만 했어요. 대체로 다 어디선가 들어보고 본 듯한 에피소드로 일관했던 건 드라마의 큰 단점이었습니다.

(맛있어 보이지 않는 이유는...?)


그런데 끝으로 갈수록 심해졌죠. 오숙수의 죽음과 그를 둘러싼 마츠모토와의 요리대결에는 음식 자체의 신선함도 부족했고 결과도 장난치는 것 같아 보기가 심심하더군요. 좀 더 좋은 아이디어로 보는 재미를 주었어야 했어요. 마지막 대결이라는데 전혀 서스펜스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 다한거죠. 그나마 진지하게 끌어가던 두 주인공들의 대결도 마지막으로 가면서 점점 흐지부지되더니 최종화에는 너무 다정해 웃지못할 촌극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작가에게 희생된(?) 원기준)


배우들의 기용은 전체적으로 좋았다고 할 만합니다. 김래원같은 경우는 매 출연작마다 상당히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었고 이번에도 괜찮은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다른 배우와의 조합은 잘 맞지 않는 편이었죠. 김래원은 살짝 말을 흐리거나 구어체적인 느낌을 가미해서 리얼리티를 살리는 디테일이 훌륭한 편인데 이게 다른 배우의 대사톤과 엉키면 혼자 따로 노는 느낌을 받곤 해요. 그의 연기 스타일을 살려줄 좋은 연출자가 필요합니다. 조연들 연기는 거의 다 좋았죠. 이원종같은 경우는 많이 나오지 않았지만 캐릭터를 매우 잘 살린 케이스라고 볼만합니다. 최불암도 극적인 동요없이도 고수다운 면이 느껴지는 연기가 일품이었고요. 다만 그들을 살리지 못한 플롯이 너무나도 아쉬울뿐이죠.


그래도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식객의 시청률은 잘만 나왔습니다. 특히 마지막편은 30%가까이 나왔다고 합니다. 같은 시각에 국민들과 아주 재미난 대화(?)를 하신 대통령께서 친히 도와주신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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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부족했던 드라마 식객 2008/09/10 12:53 #

    드라마 ‘식객’이 최고 시청률 26.7%를 기록하면서 최종회를 마쳤습니다. 해피엔딩으로 모든 갈등이 해소되었습니다. 그러나 초기의 빠른 전개와 인물 사이의 갈등에 의해 형성되었던 긴장감은 최종회 최대의 강점과의 대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긴장감을 이어가는 실패한 행복한 결말은 세상은 둥글고 좋게 좋게 흘러간다는 일상의 진리를 시청자들에게 확인시켜준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원작 만화를 더욱 만화답게 인물들을 희화하고 ...... more

  • 식객, 너무나 황당한 엔딩 2008/09/10 14:21 #

    자고로 모든 픽션의 묘미는 엔딩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이 세상 어떤 일도 마무리가 이상하면 그 일 자체가 모두 이상한 것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처럼 지난 몇 달 동안 월요일과 화요일을 기다리게 해준 식객이라는 드라마는 이상한 엔딩으로 인해 뒷맛이 영 개운치가 않습니다. 초기의 극적 완성도가 마지막회로 가면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죠. 지나친 광고 노출과 설정들 국세청 관리가 아이보리색 중형 세단을 몰고 등......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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